소설 써보기
  • 뜨거운망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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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• 조회 72회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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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• 25.07.20 17:35

부스럭-

이불 속에서 누군가가 뒤척인다.

부스럭-

일어나기로 결심했는지 덮여 있던 이불이 치워지고 한 남성의 꾀죄죄한 모습이 드러난다.

"..."

작은 침대 위에 앉아 있는 작은 체구의 남성.

빠아앙-

왠지 모를 클락션 소리에 남성의 미간이 찌푸려진다.

"시끄러..."

오늘도 그의 하루가 다시 시작된다.

...



거창하게 시작된다고 말해도 뭔가 할 게 없다.

나 백수거든.

강지아, 23세.
키 168에 몸무게 59kg이다.

이름이 여자 같다는 소리를 조금 듣기는 해봤지만
이래 봬도 군대에서 1년 6개월 동안 구르다 온 건장한? 성인 남성이다.

흠흠.

아무튼, 강지아의 하루는 매일매일이 거의 비슷하다.

아침에 일어나서 게임하고, 점심 쯤이 되면 밥을 먹는다.
특히 강지아는 라면을 가장 자주 먹는다.

요리를 못 하는 강지아로서는 이만큼 편리한게 없기 때문이다.
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가격이 싸서.

후루룩-

음. 강한 조미료 맛.

라면 하나를 완벽히 해치운 강지아. 그리고 임무를 완벽히 수행해 낸 사람에겐 언제나 보상이 따르는 법.

"흐아아..."

바로 침대에가서 눕는다. 어차피 이래도 살이 안 찌기 때문이다.

...이거 기만인가?

그는 침대에 대자로 누운 뒤 항상 생각에 빠진다. 어릴 때부터 잡생각이 많은 편이라 그렇다고 한다.

이번 달 월세 내면 남는 돈이 얼마더라, 알바라도 구해봐야 하나,
친구한테 돈 빌려달라 할까... 등 많은 생각이 교차하는 오후다.


...



강지아, 이 존재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말은 무엇일까?

게으름? 게으르다 하기에는 그가 사는 단칸방은 언제나 깔끔한 상태다. ㅡ물론 강지아 자기의견이다ㅡ

다른 여러 말들이 나오겠지만 강지아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말은 '평범함' 이지 않을까.

강지아는 초중고 모두 평화롭게 다녔다. 반에 무조건 몇 명은 있는
공부를 잘 하지는 못하지만, 그렇다고 공부를 못 하지도 않고 적당히 조용한 평범한 아이.

군대에서도 적당히 열심히 하면서 꽤나 원만하게 생활한 것 같다.

누군가 들으면 칭찬이라 착각할 수도 있겠지만 너무 안타깝게도
강지아 본인에게는 안 그렇다는 거지.

평범함을 다르게 말한 다면 특색이 없다, 개성이 없다. 뭐 이런 말들 아닐까.

물론 남자치고 체구도 작고, 얼굴도 이쁘장하게 생겨서 평범하다 말할 외견은 아닐수 있겠지만 그렇다고 여장을 할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.

아무리 여장이 남자가 할 수있는 가장 남자 다운 행동이라 해도 그렇지 여장을 본인이 감당 못 하겠다는데 어떡하겠는가.

어쨌든 강지아에게는 평범함이 칭찬으로 들리지는 않을 것이다.

강지아의 생각 속에서 평범함은 부정적인 인식이 항상 달라붙어 있다.

특색 없는 삶, 개성 따윈 없으며 저멀리 동 떨어진 듯한 인생.
행복을 느낄 시간조차 없이 언제나 계속 쫒기는 레이스.

그에게 있어 행복은 성배와도 같다.

왜 성배냐고? 그야 실제로 본 적도 없고 만지지도 못 하니까 말이다. 너도 성배 실제로 본 적도 없고, 만지지도 못 했잖아?

그냥 그렇다면 그런거다.

강지아에게 행복은 가지지 못 하는, 가지지 못한 것이었고
아마 평생을 느끼지 못 할수도 있다. 라고 본인이 생각한다.

그래도 부모님이 살아계셨을 때는 거의 매일이 설레었고 행복하다고 말 할수 있었던 것 같은데, 너무 오래전아라 기억이 잘 안 난다.

"..."

아, 생각 속에 너무 깊이 들어갔던 걸까.

"흣..."

"..아...파, 으윽.."

심장이 너무 빠르게 뛰는 것 같아. 머리도 어자럽고, 손끝이랑 발끝에 감각도 좀 없는 것 같은데. 이거 좀 심각한 거 아닌가?

꽈악-

허벅지를 긴 손톱으로 누르면서 고통을 중?화 한다.

"카, 칼.."

커터칼을 찾는다. 분명히 머리맡에 커터칼을 나뒀는데. 어디갔지?

다급한 손길로 이부자리를 휘젔는다.

"차, 찾았...다."

.

히히.


드르륵-

...


드르륵-

....


드르륵-


.....


탁-



"..아, 아..."

왼팔이 많이 빨갛다. 그래도 점성이 높지 않을 것 같은데, 아직 건강한가 보네.

츄릅-

"...철분, 보충."

쇠 맛이 난다. 근데 철분 보충이라기엔 흘린게 더 많은데...


으앙. 내 철분 돌려줘요.

"..."

아 내가 했지?

흠흠...


가끔 생각에 깊게 잠길 때가 있다. 그때마다 이렇게 해결하는 게 가장 빠르다. 계속 버티다가는 진짜 돌이킬수 없을 것 같거든.

혹자는 이렇게 말할 수도 있다.
너보다 힘든 사람 많다고, 겨우 그걸로 힘드냐고. 힘들 일도 없으면서, 우울호소인 이냐고.

실제로도 들어보고, 사람의 말로도 정말 크게 상처를 받을 수도 있다는 걸 깨달은 경험이기도 하다.

하지만 내가 힘든 걸 어쩌겠는가. 자기들이 멘탈이 겁나 강하거나
나랑 환경이 달랐나보지.

내가 소설 속 주인공들 처럼 엄청난 천재도 아니고, 회귀자도 아닐 뿐더러 애초에 세상의 주인공조차 아니니까 어쩔 수 없는거다.

정말로.


"..."

다시 정신을 차리고 식은 땀으로 범벅이 된 몸을 씻기 위해
욕실로 들어간다.

쏴아아-

"차가워..."

좋은 감상평이다.


...


저녁은 먹지 않았다. 라면이 얼마 안 남아 있었어서 밖으로 나갈 날을 최대한 미루기 위해 발악하는 중이다.

어차피 내가 그렇게 많이 먹는 편도 아니고 말이다. 오후 2시 쯤에 한 끼만 먹으면 딱 좋지 않을까.

털썩-

침대에 엎드린 채로 생각한다. 여러모로 지치는 하루였다. 낮에 여러모로 큰 사건이 있었지...

2월의 밤은 춥기에, 이불을 꽁꽁 싸맨다. 침낭과 흡사한 모양새가 됐다. 이불 속에서 왼팔에 감은 붕대를 더듬거리며 천천히 눈을 감는다.

내일은 조금 덜 지칠까, 나아질 수는 있을까. 생각하면서,

오늘을 끝마친다.









소설 제목은 은방울꽃으로 합시다.
오타 지적 환영합니다.


댓글 8

잘 썼다.. 이렇게 길게 쓰기 솔직히 귀찮고 힘들었었을 텐데.. 장하다 👍 나보다 나은 것 같네 ..

감사합니다.


감칠맛이 없네..
잘쓰는 거랑 별개로 하나도 안 궁금해

노력하겠습니다.


일단 오타가 좀 많고 시점이 왔다갔다 해서 읽기 불편함 1인칭으로 나는 어쩌고 저쩌고 하다가 갑자기 3인칭으로 전환돼서 강지아는 이렇다 저렇다 하는 것만 고치면 좋을듯

오 감사합니다.


재밌어! 장편소설이야?

아니요 즉흥적으로 써본겁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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